(본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영화 청년경찰 줄거리 요약
경찰 대학의 입학식 날 두 주인공이 있습니다. 열정이 차고 넘치는 기준, 이론에 빠삭하고 논리정연한 희열이 그 주인공입니다.
청년 경찰 영화는 현실고증을 잘한 영화로 유명합니다. 경찰대학은 아니지만 저 또한 장교 교육을 받을 때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기초체력 훈련, 반찬이 모자라게 되어 발생하는 배식 실패, 전우애를 끌어올리는 구보 등 많은 훈련 과정이 속에서 스치며 이제는 시간이 지나 추억이 되어버린 그 힘든 순간들이 뭉클하게 떠올랐습니다.
청년 경찰 영화 중 법화산 등정 장면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법화산 등정을 할 때 주인공 중 한명인 희열이 다리를 접질려 걷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법화산 등정은 제한 시간이 걸려있는 중요한 훈련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걷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희열을 보고도 많은 동기들이 지나쳐갑니다. 하지만 이럴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기준이 멈추어 섭니다. 물론 그 전 급식 시간에 소시지를 빼앗겼던 것을 내세워서 멈춰 서게 한 것이지만 그래도 자기의 합격 여부가 달린 상황에서 다친 동기를 부축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기준은 희열을 도와줍니다. 둘은 당연하게도 제한 시간에 들어오지는 못했으나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은 동기들과 대비가 되며 둘은 훈련을 통과하게 됩니다.
동기들과 정말 빠르게 가까워지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가 바로 이렇게 큰 위기를 하나씩 함께 극복해 나갈 때입니다. 함께할 때 강해지고 함께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전우애와 동기애의 핵심입니다. 희열과 기준 두 주인공은 이때를 계기로 빠르게 가까워지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게 됩니다.
둘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때 여자 친구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은 모태 솔로인 듯 여자 친구를 사귀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밉상이지만 여자 친구가 생긴 동기에게 조금의 폭력을 써서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게 됩니다. 동기의 해답은 클럽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여자 친구와 함께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두 친구는 클럽으로 향하게 됩니다. 클럽에 가면 당연히 여자 친구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경찰대학 학생인 것을 밝혀도 돌아오는 대답은 돈도 못 버는데 경찰을 왜 하냐는 비꼬는 대답뿐이었습니다. 결국 여자 친구 없이 두 친구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됩니다.
술집을 나온 둘은 동시에 한 여자를 보게 되고 헌팅을 하기 위해 뒤를 따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봉고차가 나타나 여자를 납치하고 두 친구는 미친 듯이 차를 쫓아갑니다. 하지만 사람의 다리는 자동차보다 빠르지 못합니다. 결국 놓쳐버린 두 친구는 파출소에 바로 신고하지만 바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답답함과 조급함을 느끼고 직접 해결하기로 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청년 경찰의 경우 경찰대학에서 촬영하기도 하고 경찰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있는 영화인데 경찰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경찰의 대응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처럼 빠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처럼 당사자나 신고자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조급한데 경찰에게서 돌아오는 답들은 기다리라는 말뿐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현실에서 있을법한 상황들이라고 여겨지며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기준과 희열은 본격적으로 납치된 여자를 직접 찾아나서기 시작합니다.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작은 단서라도 찾는 것입니다. 납치된 위치로 다시 돌아가 납치된 핑크 소녀가 남긴 의문의 검정 봉지를 찾게 됩니다. 빨간빛이 도는 그 의문의 검정 봉지 정체는 피가 아닌 한국인의 소울푸드 떡볶이였습니다. 주변 떡볶이 집을 모두 조사하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포장마차에서 단서를 얻게 됩니다. 단서로 찾아간 곳은 불법영업소였습니다. 불법영업소이기에 방문한 것으로도 경찰대학 퇴학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명은 망을 보고 한명만 들어가서 단서를 찾기로 합니다. 희열이 가위바위보에 져서 들어가게 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그 시각 기준은 망을 보다 편의점이 눈에 들어오고 편의점에 들어가니 핫바와 컵라면이 눈에 들어와 잠시 한눈을 팔게 됩니다. 각자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그때 실제 경찰이 불법영업 단속을 나오게 됩니다. 기준은 그 모습을 보고 어떻게든 경찰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유인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합니다. “짭새야!”
이 영화하면 생각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속된 말로 경찰을 짭새라고 부르는데 경찰대학 학생이 경찰을 보며 짭새라고 약 올리는 모습이 모순적이면서도 굉장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기준이 경찰들을 힘들게 따돌릴 때 희열도 서비스를 받다가 납치된 핑크 소녀의 정보를 얻게 됩니다. 불법영업소에서 얻게 된 정보로 그녀가 살던 집에 찾아가 보니 수상해 보이는 남자를 마주치고 추격전을 시작합니다.
둘은 남자를 잡기 위해 나뉘어 찾기 시작하고 희열은 숨어있던 남자와 마주치게 됩니다. 이때 경찰대학에서 배웠던 호신술이 실제로 적용되며 남자를 한 번에 제압합니다.
남자에게서 여자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넘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자세히 적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악해지려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악한 집단에 맞서 두 친구들은 계속해서 싸워 나갑니다.
핑크 소녀를 납치한 범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 희열과 기준은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범인들에게 잡히게 됩니다. 결국 손이 묶인 채 감금되지만 죽을힘을 다해 빠져나오게 됩니다. 빠져나와서 더는 자신들의 힘으로는 안되는 것을 깨닫고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교수님께 요청해도 바로 해결되지 않는 절차 문제로 일단 학교로 돌아온 둘은 다시 한번 스스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학교에서 각종 경찰장비를 빌리고 만반의 준비를 한 둘은 범인들을 잡기 위해 출동 합니다.
격전의 장소에 도착한 둘은 범인들을 차례대로 처리하며 범인들의 보스에게 도달합니다. 둘의 합공에도 쓰러지지 않는 상대였지만 함께 힘을 합쳐 보스를 제압하고 안전하게 감금되었던 여자들을 구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건은 종료되고 기준과 희열은 경찰대학 징계 심사에 들어갑니다.
이 부분에서도 현실적인 부분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슴이 뜨거워져 옳은 일을 했어도 절차에 따라 처벌 받을 가능성이 생기는 불합리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이 장면을 볼 때 더 화가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둘은 퇴학이 아닌 일 년 유급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핑크 소녀가 자신을 구해준 기준과 희열을 찾아와 고마움을 전하며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2. 청년 세대와 경찰의 역할에 대하여
영화 '청년경찰'은 단순한 액션 코미디를 넘어, 청년 세대와 경찰이라는 직업의 본질을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두 경찰대생 기준과 희열이 우연히 목격한 납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젊은 세대의 열정과 이상주의, 그리고 경찰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1) 청년 세대의 열정과 이상주의
기준과 희열은 각각 충동적이고 행동 지향적인 성격, 그리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경찰대생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직접 사건 해결에 나서며 자신들의 정의감을 행동으로 옮깁니다. 이는 현대 청년들이 가진 열정과 이상주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 자발적 행동의 상징 : 영화 속 두 주인공은 법적 권한이 없는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범죄 현장에서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는 기존 권위나 체제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 세대의 자발성을 대변합니다.
- 청춘의 패기 : 두 사람은 경험 부족과 수사 절차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젊음이 가진 도전 정신과 끈기를 잘 보여줍니다.
2) 경찰 조직에 대한 비판과 대안적 시각
영화는 경찰 조직이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기준과 희열이 사건을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느린 대응으로 인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관료주의와 비효율성에 대한 비판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 경찰의 무관심 : 영화는 공권력이 시민의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경찰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 청년 경찰의 역할 재정립 : 두 주인공은 기존 경찰 체계가 아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며, 경찰이라는 직업이 단순히 법 집행에 그치지 않고 시민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3) 청년 세대와 사회적 책임
영화는 단순히 범죄 해결 과정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깨닫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기준과 희열은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와 정의감에서 출발했지만, 사건이 진행될수록 자신들의 행동이 가지는 무게를 깨닫게 됩니다.
- 사회적 책임감의 형성 : 두 주인공은 납치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자신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 성장의 서사: 영화는 이들이 단순한 학생에서 시민들을 보호하는 진정한 경찰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개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감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3. 청년 경찰 영화 리뷰 총평
청년 경찰을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영화에 중간중간 녹아있는 재미 요소들로 크게 웃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영화를 처음 본 게 장교 교육 막바지에 내부 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경찰이나 군인이나 모두 육체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고되고 지옥 같던 훈련을 받았었습니다. 청년 경찰 영화에서는 축약되어 나오기도 했고 군인과 경찰의 훈련이 다르긴 하지만 현실은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 힘든 훈련을 받고 난 직후여서 그런지 경찰 훈련 장면에서 PTSD가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훈련의 과정들을 경험하면서 전우애가 생기게 되었고 또한 강인한 체력도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직접 경험했던 경험을 영화로 다시 보니 그때의 감정들과 동기애가 다시 한번 강렬하게 느껴지며 이후 이어지는 훈련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경찰대학 학생이긴 하지만 정식 경찰은 아직 아니었던 기준과 희열이 정의감에 불타올라 범인을 잡는 과정을 다룬 영화 청년 경찰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현실 친구의 케미스트리와 웃게 만드는 재밌는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시간을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전우애를 다시 한번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현실 반영이 잘 되어있어 영화에 더욱더 깊게 몰입할 수 있었고 주인공들이 느끼고 표출하는 감정에 동화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번 봐서 장면들이 많이 기억이 나지만 그럼에도 재미있었던 영화 청년 경찰이었습니다.